2023. 9. 5. 09:41ㆍTED 강연
안녕하세요. 저는 시몬이라고 합니다. 무대공포증 때문에 떨릴 때는 이렇게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관객이 모두 벌거벗고 있다고 상상해보라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해진다고 해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요즘 같은 2018년에 벌거벗고 있는 여러분을 상상하는 게 쉽지 않네요. 주변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면 일에 몰두할 수 있는 것처럼 무대공포증을 극복할 새로운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번뜩 든 생각이 여러분이 저를 보시는 것처럼 저도 여러분을 보면 좋겠다는 거예요. 서로 공평하게 말이죠. 제가 눈이 아주 아주 많다면 서로가 완전 공평해지겠죠? 그래서 이번 강연을 준비하면서 티셔츠를 하나 만들어봤습니다.
저는 공학자는 아닙니다. 학교에서 공학을 배운 적도 없고요. 하지만 어릴 때는 야심만만한 학생이었어요.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A학점을 휩쓸었죠. 졸업도 수석으로 했어요. 이 말은 곧 제가 아주 심각하게 성적을 걱정하며 살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학교다닐 때 제가 동생한테 보낸 이메일 하나 보여드릴게요. "진짜 어렵게 꺼내는 말인데 솔직히 말하면 불안해 미치겠어. 사람들이 날 멍청한 애라고 생각할까봐. 갑자기 눈물이 나네. 젠장." 그렇다고 제가 집에 막 불지르고 그러는 아이는 아니었어요.제가 저렇게 감정이 격해져서 저런 메일을 보낸 이유는 바로 수학시험에서 B를 받아서였어요.
정말 아름다운 시절이죠.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제가 로봇만들기에 빠진 시기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계 만드는 법을 혼자 익히려고 했죠. 그런데 공구로 뭔가를 만들고, 특히 그걸 혼자서 배우기란 진짜 하기가 어려워요. 실패할 가능성이 다분하죠. 게다가 스스로 한심하게 느낄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그 부분이 가장 두려웠어요. 그래서 저는 100% 성공을 보장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실패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죠. 그것은 바로 성공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실패하게 될 뭔가를 만드는 겁니다. 그 당시에는 몰랐던 사실인데 한심한 걸 만드는 건 사실 굉장히 똑똑한 겁니다. 왜냐하면 그런 식으로 장비 만들기를 계속할 때 난생 처음으로 결과에 대해 불안해 할 필요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스스로 압박이나 기대를 떨쳐버리자마자압박이 열정으로 바뀌어 찾아오더군요. 그때부터 제대로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손 떠는 건 진짜 신경 쓰여요. 제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 발표를 하게 되었는데 할 말을 종이에 써뒀어요. 그리고 그 종이를 공책으로 가려서 제 손이 떨리는 걸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했었어요. 그리고 전 강연을 많이 하는데요. 여기 계신 분들 중 절반 정도는 혹시 이런 생각을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쓸데없는 거 만드는 거 재밌겠지. 그래서 뭘 말하려는 거야?" 라고요. 이렇게 강연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죠. TED 관계자분들이 무대에 항상 물을 가져다 놓으세요. 목마르면 마실 수 있게 말이죠. 매번 그 물이 너무 마시고 싶지만 저는 감히 그러질 못해요. 그러면 사람들이 제가 손 떨고 있다는 걸 눈치채게 되니까요. 그럼 물잔을 건네주는 기계는 어떨까요? 인형 눈 티셔츠를 입을 정도의 여성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이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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